법률사무소 한해

의뢰인은 연이은 야근과 새벽까지 이어진 회식으로 대단히 고단한 날을 보낸 다음날에도 출근하기 위해 회사로 향하는 아침 버스에 탑승하였습니다. 아직 술이 온전히 깨지 않은 상황에 어슴푸레 옆자리에 사람이 앉는 것이 느껴졌고, 의뢰인은 자신도 이해하지 못할 만큼 갑작스럽게 옆자리 여성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상대방을 추행한 이후에 차에서 내려 출근한 이후 죄책감에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결국 의뢰인이 범한 그 날의 잘못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경찰이 출석요구를 한 것입니다.

의뢰인은 순간적으로 옆자리에 여성이 앉는 것을 느끼고 허벅지를 만졌던 것 같기는 한데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았고, 상대방이 청소년이었는지 여부에 대한 기억도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범행을 인정해야 할지 부인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성범죄 전과가 남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것이 의뢰의 요지였습니다. 이에 대해, ① 한해팀은 경찰이 수집하였을 것으로 예상되는 증거와 사건 상황을 바탕으로 볼 때 혐의를 부인하기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면서 인정하는 방향으로 조사를 받게끔 조언하였습니다. ② 아청법위반 사건에서 피해아동의 부모는 선처와 합의를 쉽게 해주지 않는 경향이 있으나, 반드시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므로 한해팀에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상대 측 변호인과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애썼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받아 냈습니다. ③ 또한 한해팀은 의뢰인으로 하여금 최대한의 양형자료를 준비하도록 하였고 준비된 양형자료를 바탕으로 양형의견서를 작성해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위와 같은 노력 끝에 의뢰인은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결정을 받을 수 있었고,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며 다시 한번 사회의 일원으로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버스 내부는 CCTV가 존재하고 잘 관리되는 장소이므로 사실관계를 부인하기는 지극히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범행이 이루어진 시점이 학생들의 등교 시간과도 겹치는 때이므로 상대방이 교복을 착용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높았습니다. 수사현실을 잘 알지 못하고 어설프게 부인하는 방향으로 갔더라면 합의를 했더라도 기소유예 받을 확률을 현격히 떨어트렸을 것입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결론을 받기 위한 방향을 정확히 짚어내고, 철저한 수행을 통해 의뢰인의 니즈에 부합하는 결정을 받아냈다는 것이 이 사건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입니다. 경찰 출신 변호사들이 가진 남들과는 다른 결단력과 행동력이 기소유예라는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낸 것입니다.